📝읽게 된 계기📝
예전부터 베스트 셀러에 있는건 알았지만 로맨스일 것 같아 읽어보지 않았다. 이번에 중고서점에 있길래 얼핏 봤는데 내가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리디셀렉트로 본격적으로 읽게 됐다.
📚책 정보📚
장르 : SF 소설/판타지
작가 : 김초엽
가격 : 12,600(난 리디셀렉트)
단편을 모아둔 모음집 느낌
📝줄거리📝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에서 이제는 소설을 쓰는 작가 김초엽.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평점📚
🧡🧡🧡🧡/5
처음엔 단편집인줄 모르고 자꾸 맥락이 끊겨서 어리둥절하며 읽었다. 보는 내내 작가님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글을 읽는 내내 상상이 잘 돼서 책에 빨려들어갔다. 출퇴근, 점심 시간마다 틈틈히 읽었고 읽다가 졸아서 우주꿈 꿀정도로 깊게 빠져들었다.
이렇게 총 7가지 단편이 있는데 이중에 제일 내가 인상 깊게 본 책은 루이가 나오는 스펙트럼이다. 외계인들과 만나게 된 과학자(?)가 아무 기구 없이 외계인들과 생활하게 되는데 이 외계인들은 색감으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것을 알게 된다. 외계인들은 인간보다 오래 살지 못하지만 제 1의 루이가 죽게 되면 새로 태어난 루이가 그 뒤를 잇게 된다. 루이들이 그림으로 기록한 것들을 새로운 루이가 읽고 파악하게 된다. 음 마치 기억상실자들이 매일 매일 기록하고 파악하는 것과 같달까. 제일 인상 깊게 봤고 외계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인상 깊었던 문장 스크랩🔖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느슨해졌다. 루이가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지내던 바로 그 루이처럼 느껴졌다.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의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희진은 결코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그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진은 루이가 보는 세계를 약간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고, 기쁨을 느꼈다.
희진이 루이의 언어가 색체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한 말이다. 노을의 빛이 말을 걸어온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내가 생각했던 노을이 그려졌다.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지만 지금은 심지어 같은 우주조차 아니야. 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인간이 우주를 넘나들게 되고 살게 된다면 이런 문제점은 당연히 따라올 것 같다. 지금은 같은 행성에 있지만 나중에는 정말 멀리 떨어져 갈수조차 없지 않을까.
‘가짜 버스 정류장’에 대한 기사를 보고 떠올렸다. 독일에 있는 이 정류장은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데, 요양원 노인들이 시설을 나와 길을 잃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되었다고 한다. 해가 저물고 노인들을 데려가는 것은 버스가 아닌 시설 직원이다.
글을 읽은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안나의 이야기로 우주 정류장에서 한없이 오지 않는 우주선을 기다린다. 작가는 독일의 정류장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데 대단하다.
언젠가 도서관 안에서 책이 분실되면 찾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 메모에 ‘관내분실’이라는 제목을 달아둔 채 잊고 있었다. 공모전 마감을 앞두고 메모를 보며 구상한 글이 「관내분실」이다. 인간의 마음을 데이터로 저장할 수 있다는 발상은 SF에서 아주 흔히 쓰이는 소재이지만, 데이터의 분실을 실제 세계에서의 분실과도 연결 지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관내분실도 아이디어가 대단했다. 우린 죽으면 사람이 납골당에 들어가지만 데이터를 백업해서 찾아가면 볼 수 있다니 생각해보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그리울 것 같기도 하다. 전자책으로 나오다 보니 도서관이 책이 아닌 납골당 느낌으로 변한 것도 너무 신박했다. 작가님 너무 대단
우리가 여러 가지 도구들–망원경과 현미경, 현대 실험실의 주축인 실험장비들–을 통해 어떻게 세계를 탐구하고 확장해왔는지를 생각하면 흥미롭다. 그리고 그렇게 확장된 감각에만 익숙했던 한 과학자가, 인간의 감각만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세계와 타인을 만난다면 어떤 감정을 느낄지가 궁금했다.
도구 없이 오로지 몸으로만 느낄 수 있는 우주 얼마나 무서울까. 결국 루이가 말하는 건 다 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는 알게 된다.
📝결론📝
딥한 SF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공상과학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고 빠질 수 있었다. 신박한 아이디어로 너무 특이했고 재밌었다. 살짝 달러구트 백화점 봤을 때 같은? 이런 생각을 해낸다고? 그런 느낌이라서 재밌었다. 나의 생각을 더 창의적이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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